1.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로맨스코미디 속으로 들어가다 (스포O)
건축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나탈리는 결코 행복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현실을 살고 있었다. 평생을 길렀지만 자신을 무시하는 강아지, 그녀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온갖 잔심부름은 물론 자신의 일도 떠맡기는 직장 동료들, 출근길엔 음식 카트에 치이기도 하는 등 다사다난한 하루를 지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길 지하철에서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남자를 마주치게 되고 그녀는 그를 따라 내린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그는 강도였고 그녀의 가방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다 그녀는 기둥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게 된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깨어나보니 화사한 병실, 잘생긴 의사부터 시작해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그녀에게 친절해졌고 병원에서 나왔을 땐 평소 나탈리의 집이 아닌 예쁜 옷과 구두들이 잔뜩 있는 깔끔하고 넓은 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그녀가 평소에 정말 싫어하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에 들어 온 것처럼말이다. 나탈리는 이 상황을 벗어나려 온갖 방법을 써보지만 해결 되지 않는다. 나탈리는 여기가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이라면 자신이 사랑에 빠지면 되돌아 갈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고 자신한테 호감을 표시했던 남자 중 한 명인 훈남 블레이크와 말그대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 그 자체인 데이트를 한다. 그렇게 블레이크와 잘 되어가고 있던 나탈리는 블레이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현실로 돌아가지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그 대상이 자신의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조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타이밍이 안맞게 조시에게는 다른 여자친구가 생겼고 그녀와 곧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렇게 다가온 조시의 결혼식 당일. 고민하던 나탈리는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고 달려간다. 결혼식장에 도착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는 순간 문득 그녀는 남이 아닌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자 꾀죄죄하고 냄새나는 거리, 자신에게 불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현실 세계로 돌아온 나탈리. 나탈리는 회사로 향하고 평소처럼 자신을 부리려는 동료들에게 통쾌하게 한방 먹인다. 평소엔 말도 못꺼냈던 자신의 건축 도안도 똑부러지게 발표하고 더이상 쓸데없이 자신을 낮추는 행동은 하지 않으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2. 바꿔야 하는 건 다름 아닌 나 자신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부터 결말이 뻔하다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것을 알고 봤음에도 마지막에 스스로 변한 나탈리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현실에는 자존감을 갉아 먹을 일이 정말 많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인해서 외모 콤플렉스가 생기기도 하고, 나와 같은 조건이거나 나보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잘 해내는 친구들이나 동료들을 보면 나만 이렇게 능력이 없나 싶어 속상한 날도 많다. 보통 이런 경우 자신이 변하려고 하기보다는 주변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남 탓도 하게 된다. '내가 좋은 학원을 다니지 못해서, 좋은 사람들을 못만나서, 좋은 회사에 다니지 못해서, 좋은 집에 살지 못해서' 등 생각해보면 참 끝도 없이 다른 핑계를 댈 수도 있다. 사실은 나도 그렇게 살아 왔다. 본인을 바꾸는 것보다 남을 탓하는게 속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를 탓하라는 것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모든걸 잘하진 못한다. 능력있어 보이는 사람들도 나처럼 못하는 시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저 나도 잘 해나가기 위한 과정에 놓여있다고 생각하려 한다. 고통스럽겠지만 시간이 지나야 능숙해지는 일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는 과거의 나처럼 조금 능숙해진 현재의 나와 비교해서 자존감을 스스로 깎아 먹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탓하지 말고 사랑하라는 게 이 영화의 주제이다.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만 나의 좋은 점들을 계속 봐주며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다.' 끊임없이 생각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마음가짐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참 중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힘들게 억지로 다니던 일을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으면 평소엔 대하기 힘들었던 진상손님도 관두면 이제 안 볼 사람이라는 생각에 마음 속에 덜 담아두게 되고, 평소에는 듣기 버거웠던 상사의 오지랖도 그러려니 흘려 듣는다. 같은 상황이지만 마음가짐이 바뀌면 스트레스도 덜하다. 영화 속 나탈리도 평소와 같은 집, 같은 회사, 같은 주변 사람들인데도 마음가짐 하나 달라졌을 뿐인데 정말 많은게 변했다. 더이상 불합리하게 참지 않으며 자신의 능력을 떨친다. 이 영화를 보고 인생이 계속 행복할 순 없겠지만 자존감을 깎아먹으려는 수많은 자극들이 왔을 때 나 자신을 잘 지킬 만큼의 강함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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